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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 우리는 간단한 자기소개로 시작한다. 익숙한 듯 나의 이름, 직업, 사는 곳 등으로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소개한다. 학창시절부터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자기소개를 수도 없이 해왔 지만, 가끔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되물을 때면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할 말을 잊어버리고는 한다. 《상황과 이야기》는 낯선 이가 낯선 이에게 건네는 자기소개, 그림을 통해 전하는 발달장애 예술가 10 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전시이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준비한 《상황과 이야기》는 미국의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비비언 고닉의 『상황과 이야기』라는 에세이에서 영감을 받았다.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고찰을 담은 이 책에서 그녀는 자아 탐구와 자기성찰을 담은 좋은 글쓰기란 무엇 인가에 대한 생각을 서술하였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글 중에서 좋은 글쓰기는 서술 자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태도가 분명 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한다.

비단 글쓰기만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예술을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작품 속에서 드러 나는 작가의 생각과 태도이다. 여기에 10명의 예술가가 있다. 평소 대화를 통해서는 그들이 생각 하는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그들이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통해서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서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때로는 글과 함께 표현한다. 작품을 통해서 각자 자신이 바라 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드러낸다.

이들이 그리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내용은 모두 상황 과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림의 화면 속의 도상 들과 색에는 모두 작가가 선택한 맥락과 환경이 있고, 그들이 경험한 감정이나 사실들과 이어진 상상이 꼬리를 물고 이야기로 펼쳐진다. 각자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 속에서 경험한 것들을 통해 자신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와 삶의 태도를 그림으로 표현한다. 문학 작품처럼 이미지라는 언어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우리가 쉽게 들여다보기 어려운 작가 들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비밀의 열쇠가 되어준다.

《상황과 이야기》에 참여한 작가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의 관심사에서 그림의 주된 주제를 가지고 온다는 점이다. 그들이 다루는 이야기는 대부분 자전적인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각자 자신이 처한 삶의 상황 속에서 저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기억하고, 해석하고, 때로는 새롭게 구성 하면서 자신의 삶과 상상의 이야기를 직조처럼 엮어 나간다. 자신이 경험한 작은 조각들을 모아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이들을 통해 새로운 서사를 빚어낸다.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상상과 허구를 섞어 일상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 전시장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무대가 된다. 무대위에 오른 작품들을 통해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며 각자 자신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전시안내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장애예술기획전
상황과 이야기
The Situation and The Story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 2025.07.03.~ 07.20.
www.situationandstory.kr
  • 주최·주관서울문화재단
  • 참여작가강원진, 김동호, 김선태, 김승현, 민소윤,
    이은수, 박기현, 심규철, 유효석, 조태성
  • 총괄서울문화재단 창작기반실장 주한식,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매니저 김유진
  • 운영서울문화재단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김현진, 유수연
  • 전시기획박경린